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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가 치고 이병규가 홈에서 아웃되다"

 

LG Twins 에는 이병규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가 두명이 있다 아니 있었다. 9번 큰 이병규와 7번 작은 이병규 이다. 9번 이병규는 일본리그에 진출했다가 돌아와서 돌아왔다는 뜻으로 라뱅이라고도 한다.

그런 그가 생애 마지막 1군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쳤으나 2루주자였던 7번 이병규가 홈에서 아웃되는 바람에 그대로 경기가 끝나버리고 말았다. 컨디션 점검차 올라온 니퍼트를 상대로 역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그의 응원가가 잠실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기를 바랬는데 아쉬움이 남는 주루 플레이였다.

2016시즌 엘지팬들은 리빌딩이라는 이유로 구단역사 아니 KBO역사에서도 손가락안에 드는 업적을 만든 타자를 1군 경기에 등판시키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역시 레전드 선수인 박용택선수가 지명타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이병규 선수가 넓은 잠실외야를 수비할 수 있는 체력이 안된다고 하지만 2군에서 4할을 치고 있었기에 실력 문제가 아니라 실력이 있어 주전으로 쓰지 않을 수 없는 선수를 유망주에게 자리를 주기위해 2군에 박아두고 있는 것이라 생각되어 더더욱 그러했다.

2016년 10월 8일 모든 선수들이 올드저지를 입고 있었고 흔날리는 머리결이 없어 어색했지만 시투가 아닌 경기를 마무리 할 듯이 뛰어나오는 이상훈 선수를 보면서 팬들은 함성을 질렀습니다. 그 동안 레전드에 대한 대우 좋지 못했던 구단에 대한 팬들의 불만을 이런 식으로나마 생색을 내는 듯 했고 덕아웃에서 라뱅 이병규 선수가 묘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습니다. 이상훈 선수는 구단과 매끄럽게 헤어지지 못했지만 팬들에게는 여전히 인기가 많은 틔윈스를 대표하는 선수입니다. 그런 대 선수가 한참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던 시절에 신인선수였던 이병규가 이제 은퇴를 하는 시점이 왔으니 그 순간의 감정은 누구도 알 수가 없겠죠. 그저 짐작만 할 뿐입니다.

그렇게 지고있는 경기가 9회말 투아웃 주자 1,2루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상대팀은 리그 최고의 투수 - KBO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 - 를 컨디션 유지차원에서 등판시키고 그 상황에서 대타로 기용됩니다. 뭐랄가 그냥 아웃되어서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선수가 되라는 의미로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안타를 쳐 냈습니다. 정타는 아니였지만 감각적으로 내야를 넘기는 타구를 보면서 역시 타격에 관해서는 천재 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리빌딩의 목적이 강팀을 만드는 것이라면 구단 역사상 가장 성적이 좋았던 시절을 생각해 보면 리그 역사를 생각해봐도 사례가 없을 듯한 서용빈, 유지현, 김재현 신인트리오의 강렬했던 데뷔와 계투를 최대한 활용하는 투수로테이션 등 신인과 노장의 조화가 좋았고 빛을 보지 못하던 유망주였던 김선진 선수를 가장 극적인 순간에 대타로 기용하는 등 선수의 장점을 잘 살리는 작전이 좋았던 팀이였습니다.

난 90년대에 엘지를 응원했던 팬이여서 이병규 선수에 대한 추억이 그리 많지 않고 이상훈, 김동수,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 김용수 선수들을 더 좋아하지만 트윈스라는 구단이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 하고 레전드 선수들과의 이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엘지가 아닌 팀에서 뛰고싶지 않다."

 

엘지를 상대로 던지지 못하겠다고 은퇴했던 이상훈 선수와 아직도 1군에서 주전경쟁을 할 자신은 있지만 팀에서는 필요하지 않고 다른 팀에서는 뛰고싶지 않다고 은퇴한 이병규 선수... 이런 선수들을 보유한 팀에서 최근 팀 엠블럼을 변경하고 유니폼 디자인도 교체를 했습니다. 전통을 생각한다면 그런식의 파격적인 교체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벤트성 이라면 모를까...

 

이병규 선수의 은퇴 후 하는일이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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